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데일리 일기장

눈사람이 풀썩

by DunDunC 2024. 11. 28.

  다들 안녕, 갑작스런 눈발에 고생 많았죠? 오늘 운동을 갔다 오는 길에 보니 눈이 꽤 많이 녹았더라구요? 아직 길바닥은 축축하지만 그래도 미끄러짐이 덜해서 좋더라구요. 단지... 제가 매일 운동을 다니는 센터 아랫층에 어린이 운동 클럽이 있는데 거기 아이들이 만들어 둔 눈사람이 누군가의 발길질에 풀썩 옆으로 주저앉았더라구요. 예뻤는데 왜 그랬을까... 이 나이에도 여전히 눈이 오면 자그마한 눈사람을 만들곤 해요. 제가 눈 볼 일 없는 대구 출신이라 그런가 싶기도...? 기껏 만든 눈사람을 오늘 센터 가는 길에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딱 오늘 누가 발로 걷어차 넘어져있더라구요... 눈사람 머리가 산산조각... 아이들이 슬퍼하는데 저도 같이 슬프더라구요. 

  넌 아직 녹아 없어지지 않아도 되는데 왜 벌써 떠났니... 역시 눈은 내릴 때보다 쌓이고 녹을 때가 더 감성적인 것 같아요. 저만 그런가요? 

  요즘은 하루에 2시간 씩 트레드밀 위에서 걷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. 아직 안전바를 잡아야 걸을 수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려고 애쓰고 있어요. 처음에는 1시간은 커녕 15분도 힘들었는데 계속 걷다 보니 이젠 2시간까지 시간이 늘어났어요. 걷기 연습을 할 때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는 영상을 보면서 걷는데 그러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라구요. 물론 발바닥도, 무릎도 아프지만 이렇게라도 걷는 연습을 해야 다리가 완전히 굳어버리지 않을 테니까 다리가 굳지 않게 열심히 열심히 걷고 있답니다.

  이젠 정말 연말이 코앞이에요. 벌써 12월이 다 되어간다니... 올해 뭘 하느라 시간이 이렇게 갔는지 모르겠어요. 그래도 재활 운동도 다시 시작했고 머리 회전을 위해 학습지 공부도 하기 시작했으니 조금은 발전된 한 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. 조금 뿌듯할까나?

  다들 만족스런 한 해 였나요? 혹시나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녹아가는 흰 눈에 담아 탈탈 털어버릴 수 있길 바래요. 지나간 일은 바꿀 수 없는 것, 지금의 나는 어제의 내가 만든 것. 어제의 나는 시간의 강물을 따라 떠나버렸으니 후회도 체념도 다 흘려보내길 바래요. 행복한 일, 소중한 기억만 갖고 살기도 짧은 인생이잖아요?

  12월이 되면 집에 작은 트리를 꾸밀 거에요. 수급자 주택이다 보니 넓은 집은 아니라 큰 트리를 둘 순 없지만 그래도 작은 트리 정도는 둘 수 있을 것 같거든요. 예쁜 트리를 장식하고 연말을 위로하고 새해를 기대하려구요. 다들, 올해도 고생 많았어요!